[범도민 바다환경보전 의식제고 사업] ⑧해양쓰레기 업사이클링

캡스톤디자인으로 어망 등은 가방…해녀복은 패션 상품 변신
한 해 1만t 넘는 ‘골칫거리’ 쓰레기 소비자 가치 소비와 연계

노형꿈틀작은도서관에서 전시 중인 제주 해양쓰레기 업사이클링 제품. [사진=조문호 기자]
노형꿈틀작은도서관에서 전시 중인 제주 해양쓰레기 업사이클링 제품. [사진=조문호 기자]

해양쓰레기는 매년 끊임없이 제주도의 바다환경을 좀먹는다. 해류를 타고 밀려든 해양쓰레기는 보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 수거량은 2021년에만 2만2250t이던 것이 2022년에는 절반 수준인 1만1939t으로 줄어들었지만 올해 8월까지 8156t이 수거되는 등 여전히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오고 북서풍이 불기 시작하면 제주 서부 해안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 등지로부터 몰려오는 각종 해양쓰레기로 뒤덮일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에서 운영하는 바다환경지킴이나 민간 단체 자원봉사자들은 차가운 겨울 해풍에도 어느새 온몸이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을 쏟아내며 해양쓰레기를 건져 올리겠지만 숙제는 여전하다.

염분을 머금고 있는 해양쓰레기는 일반쓰레기와는 달리 세척하고 건조 과정을 먼저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성상별 선별 분류 작업을 완료한 다음에야 광역폐기물 소각장에서 소각 처리 등이 가능하다.

이런 의미에서 해양쓰레기를 재활용하는 것을 넘어 ‘업사이클(Upcycling)’, 즉 ‘새활용’ 하기는 쓸모없거나 버려지는 물건을 새롭게 디자인해 예술적·환경적, 혹은 산업적 가치를 부여하기에 제격이다.

제주대학교LINC사업단이 실시한 2023년 1학기 캡스톤디자인 사업에 ‘제주의 플라스틱과 어망, 폐자원을 활용한 가방 제품’을 내놓은 그린넷.
제주대학교LINC사업단이 실시한 2023년 1학기 캡스톤디자인 사업에 ‘제주의 플라스틱과 어망, 폐자원을 활용한 가방 제품’을 내놓은 그린넷.

제주대학교LINC사업단이 실시한 2023년 1학기 캡스톤디자인 사업에도 제주 해안지역에 버려진 폐어망과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제품이 소개됐다.

제주대 패션의류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그린넷’은 갈옷 전문업체인 ‘갈중이’와 연계해 ‘제주의 플라스틱과 어망, 폐자원을 활용한 가방 제품’을 내놨다.

그린넷은 쓸모가 없어진 데다 처치하기 곤란한 상황까지 다다른 해양쓰레기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변 용품인 가방을 만들어냈다.

단순히 환경적 가치 제고만으로는 판매에 한계가 있는 업사이클링 제품을 위해 ‘특이한 것을 찾아 나가려는 소비자 경향을 반영해 기존에 없던 어망의 색감과 질감을 활용해 타 제품과의 차별성’을 뒀다.

그린넷은 이어 “사면이 바다인 제주 지역의 요소를 담음으로써 확실한 제품 아이덴티티로 소비자들에게 본 프로젝트의 의미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시장성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제주대 패션의류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비바리’는 ‘오리온재단’과 함께 ‘제주 해녀복의 고무 폐자원을 활용한 패션상품’을 기획했다.

비바리는 해녀복이 해양쓰레기는 아니지만 매년 1000벌 이상 폐기되고 있음에도 재활용이 어려워 환경적 측면에서 골칫거리 취급을 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제주대학교LINC사업단이 실시한 2023년 1학기 캡스톤디자인 사업에 ‘제주 해녀복의 고무 폐자원을 활용한 패션상품’을 기획한 비바리.
제주대학교LINC사업단이 실시한 2023년 1학기 캡스톤디자인 사업에 ‘제주 해녀복의 고무 폐자원을 활용한 패션상품’을 기획한 비바리.

비바리는 이후 ‘기존 제품들과 차별성을 두고 폐해녀복으로 만든 가방이나 의류,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리빙 제품, 혹은 라이프 스타일 제품 위주로 제작해 가치있는 쓰임을 만들어낼 필요성’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비바리는 기존 해녀복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키링이나 관광상품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해녀복 고무로 만든 가방이나 조끼, 골프 제품 위주로 제작함으로써 차별성을 확보했다.

비바리는 “단순히 평범한 업사이클링을 하기보다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제품을 제작하며 사라져가는 해녀를 알릴 수 있는 의미를 담아 해녀복의 형태를 최대한 살린 가치 있는 제품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비바리는 이를 통해 “제주의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제주해녀에 대한 관심, 흥미, 지식을 전달하면서 제주해녀의 가치와 삶을 조명하는 한편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들의 실물 제품은 노형꿈틀작은도서관 1층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김지환 작가가 해양쓰레기를 번뜩이는 기지로 풀어낸 미술 작품과 김 작가가 지도한 김녕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이를 이용해 마을 풍경을 담아낸 작품 등이 눈을 즐겁게 하는 전시회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