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난 좋아마씸' 2025 제주 한달살이 ⑯참여팀 분석결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쉼을 찾아 제주로 떠나온 이들은 ‘소박한 단절’을 즐기고 또다시 몇 년을 견딜 에너지를 비축해 자신의 삶으로 다시 돌아갔다.

가벼운 마음으로, 그리고 자주 찾는 곳이 제주지만 늘 제주는 동경의 대상이다. 잠깐 머무르고 다시 떠나가야 했던 이유가 컸기 때문이다.

일정을 조정하고 휴가를 활용해서 한 달을 지냈지만 아직 해갈되지 않은 갈증이 남았다. 이제는 이보다 더 길게, 제주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오롯이 만나고 싶다.

# 한달살이 1개 참여 20개 팀·52명 …친구-지인 순

㈜제주매일(대표이사 고장원)이 주관하는 2025년 제주한달살이 프로젝트 ‘살아보난 좋아마씸’참가자들의 공통적인 후기다.

‘살아보난 좋아마씸’ 1기 참가자들의 제주한달살이가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지난 9월 한 달동안 제주의 생활인으로 ‘깜짝 변신’을 하고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스스로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주매일이 제주한달살이 참가팀을 분석한 결과 20개 팀·52명이 참여했다. 20개의 팀 가운데 15개팀은 ‘엄마와 딸’, 부부 등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었고 나머지 5개 팀은 친구나 지인을 동반했다.

바쁘다는 이유로 무심했던 엄마와 제주를 방문한 이혜선씨는 “엄마와 함께 매일 일정을 정하고 맛있는 것을 먹고 엄마의 요즘 관심사에 대해 귀기울인 시간이 너무 지친 어느 날, 다시 웃을 힘이 돼 줄 것 같다”며 “한달살이를 하면서 화장품 업계에 일했던 경험을 살려 화장품 기업에 입사를 한다던가 외국어 능력을 살려 관광업계 취직을 하든지 제주살이의 꿈을 현실화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 60대 25%로 '최다' 수도권 압도적 …휴식.건강 위해 결심

참여 연령대는 60대가 31명(25.0%)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가 12명으로 23.1%를 차지했다. 0~9세 어린이도 10명(19.2%)으로 집계돼 가족 단위 참여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40대는 8명(15.4%), 50대는 6명(11.5%), 20대 2명(3.8%), 70대 참여자는 1명이었다.

참여팀의 지역을 분류한 결과 경기 5개팀, 서울 4개팀, 인천 3개팀으로 수도권지역 참여자가 60%로 나타나 인구밀도가 높은 복잡한 도시 거주자들이 한적한 제주에서의 휴식을 희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부산 출신은 2개팀으로 집계됐고 대구·대전·울산·전남·충남·강원에서 각 1개팀씩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질적으로 은퇴를 몇 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지인 2명과 경기도에서 제주살이를 하러 온 김소영씨는 “아내로 엄마로 직장인으로서 숨가쁘게 달려온 삶을 잠깐 멈춤하고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며 생각하는 누림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 내가 좋아하는 장소,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자연이 무엇인지를 잊고 누군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달리기만 했던 나를 멈춰 세우고 더 늦기 전에 셀프 챙김의 시간을 갖게 해 준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설문조사 결과 김씨처럼 쉼 없이 달려온 일상에 휴식을 갖고 싶었다는 참여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참여 목적을 묻는 질문에 53.8%가 ‘휴식과 건강’ 때문이라고 답했고 여행이 목적이라는 답변도 15.4%였다. 이 외에도 귀촌 준비, 문화탐방, 직업활동을 위해서 제주한달살이를 결심했다고 답했다.

특히 참여자들은 ‘휴식의 공간’으로 제주를 선택한 이유를 자연을 포함한 볼거리로 꼽았고 체험프로그램, 지명도 등도 영향을 끼쳤다는 입장을 보였다.

안질환으로 사물이 하얗게 보이는 반려견과 더 늦기 전에 제주를 같이 보기 위해 제주살이를 결심한 참여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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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붕씨는 “11살 된 우리집 댕댕이가 눈이 아파서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고 있는데 언제고 한 번 여행을 같이 해보자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이 그때인 것 같았다”면서 “한달살기를 해보니 이제는 관광으로서의 제주가 아닌 삶의 한 부분으로서의 제주를 여행하게 됐고 제주의 풍광을 그리며 또 몇 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씨는 이번 기회에 귀농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도 시작했다.

그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관계가 더 좋아지고 힐링되는 것을 느꼈다”면서 “제주에 새롭게 터를 잡아 생활하는 사람들을 만나 제주정착과 생활을 위한 소득활동에 대해 들어보고 귀농 상담을 하면서 제주살이에 대한 현실가능성을 고민하는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한 달 동안 제주에 거주하면서 오름등반이나 해수욕 등 자연을 체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박물관이나 전시관 투어와 마찬가지로 15.2%로 집계됐다.

그리고 맛집 투어, 문화예술 즐기기도 각각 11.4%, 역사유적지 방문이나 축제장 방문도 각각 8.9%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시티투어,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 방문, 레포츠 즐기기, 상웨빵 만들기 등 농어촌체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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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중교통 이용을 위한 버스 노선과 환승정보에 대한 사전 정보 제공을 비롯해 한달살이를 워케이션 형태로의 확장, 곶자왈이나 바다 등 환경보전을 위한 봉사활동 연계 프로그램 마련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참여팀에게 지원되는 숙박비 정산과 관련해 후불 정산과 영수 처리 과정에서 업소 측과의 의견 차이로 곤란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옥화씨는 “마당이 있는 바다 가까운 집에 살고 싶었는데 한달살이 숙박비용 지원은 너무 큰 도움이 됐다”면서도 “참여자의 편의를 위해 선지급 시스템이나 각종 체험프로그램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탐나는전으로 지원되는 방식도 고려됐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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