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도민 바다환경보전 의식제고 사업] ③메이크 어스 그린

제주지역 4개 단체 지난 4·5일 4곳서 바다쓰레기 수거 활동
‘유령 그물’에 뿔소라 집단 폐사도…수중생태계 무덤화 경고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을 맞아 지난 4·5일 이틀간 제주도내 4개소에서 4개 해양정화활동 단체가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을 진행했다. [사진=지구별약수터 인스타그램]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을 맞아 지난 4·5일 이틀간 제주도내 4개소에서 4개 해양정화활동 단체가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을 진행했다. [사진=지구별약수터 인스타그램]

“오늘도 제주바다는 이만큼 더 깨끗해졌어요!”

전국 해양정화단체 협력 모임인 ‘바다살리기 네트워크’의 제주지역 단체들은 지난 4~5일 이틀간 제주바다 살리기 활동을 펼쳤다. ‘MAKE US GREEN(지구를 푸르게)’을 주제로 진행한 이번 행사는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획됐다.

제주도개발공사와 카카오메이커스가 주최하고, 바다살리기 네트워크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힘을 보탰다.

이틀 동안 제주시 함덕서우봉해변과 토끼섬, 서귀포시 가파도와 범섬 등지에서 해변과 물속에서 해양쓰레기 제거에 나섰다.

첫날인 4일에는 지구별약수터가 함덕서우봉해변을 샅샅이 훑으며 제주환경을 더럽힌 쓰레기들을 수거했다. 플로빙코리아는 환경보호구역인 토끼섬 청소를 맡았다.

이틀째인 5일에는 디프다제주가 가파도에서, 오션케어가 범섬 앞바다를 찾아 깨끗한 제주바다를 어지럽히는 쓰레기들을 걷어 올렸다.

이번 행사에서도 ‘해변 쓰레기 가득, 수중 쓰레기 조금’이라는 최근 도내 해양쓰레기의 경향을 그대로 드러냈다.

지구별약수터가 실시한 함덕 해변 청소 결과 바위 틈틈이 온갖 쓰레기가 산재해 있었다. “우리 어린이들이 담배꽁초를 줍지 않아도 되는 그런 깨끗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한탄이 나올 정도였다.

가파도 청소를 맡은 디프다제주에서는 비가 내리는 중에 300㎏이 넘는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이에 반해 플로빙코리아는 “생각보다 적은 양(?)의 쓰레기 밖에 수거하지 못했다”고 할 정도의 성과를 올렸다. 며칠 전의 대대적인 수거 활동 때문이었지만 ‘좋은 현상이지만 뭔가 허전했다’고 실망 아닌 실망감을 나타낼 정도였다.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을 맞아 지난 4·5일 이틀간 제주도내 4개소에서 4개 해양정화활동 단체가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을 진행했다. [사진=조문호 기자]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을 맞아 지난 4·5일 이틀간 제주도내 4개소에서 4개 해양정화활동 단체가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을 진행했다. [사진=조문호 기자]

오션케어의 수중 정화 활동도 전날 발견한 버려진 그물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표나지 않을 정도의 성과를 냈을 뿐이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수중에 넘쳐나던 쓰레기를 평소에도 건져 올린 성과가 쌓였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기자가 참가한 범섬 앞바다 정화활동에서 눈에 띈 것은 버려진 그물, 이른바 ‘유령 그물(Ghost Net)’이었다.

오션케어는 2년 전 하반기 해양정화 행사를 할 때도 100m가 넘는 그물을 수거한 적이 있다. 저인망 작업을 하던 중 해저 지형물에 걸린 그물을 끊어 버리거나, 정치망의 부표가 끊어져 잃어버린 그물이다.

유령 그물의 문제는 해양생태계에 위협이 된다는 점이다. 정재용 오션케어 대표는 “바다에 버려진 그물은 물질을 하는 해녀들은 물론 다이버들에게도 위험한 존재”라고 설명한다.

물고기들도 희생양이 된다. 2년 전 해양정화 활동에 참가했던 기자는 당시 그물에 걸린 채 죽어있던 강담돔에서 느낀 강렬한 인상을 아직도 떨쳐낼 수가 없다.

이날 건져올린 유령 그물에는 제주도의 명물인 뿔소라가 수없이 박혀 있었다. 베테랑 다이버들이 달라붙어 떼냈지만 작업을 완료할 수 없을 정도였다. 법환에 위치한 타크라다이브의 김성일 대표는 뿔소라 제거 작업을 하는 통에 손가락이 퉁퉁 부어올랐다.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을 맞아 지난 4·5일 이틀간 제주도내 4개소에서 4개 해양정화활동 단체가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을 진행했다. [사진=디프다제주 인스타그램]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을 맞아 지난 4·5일 이틀간 제주도내 4개소에서 4개 해양정화활동 단체가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을 진행했다. [사진=디프다제주 인스타그램]

스쿠버다이빙 잡지인 ‘수중세계’ 발행인이기도 한 이선명 두성해양연구소 소장은 이를 “수중 지뢰”라고 표현했다. 이 소장은 “그만큼 오늘 굉장히 힘든 작업을 했다”며 “저것(유령 그물)이 점하고 있는 지역의 수중 생태계는 무덤화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수중 정화 활동에 처음 참석했다는 김가원씨는 “평소 다이빙을 하면서 쓰레기가 눈에 보여서 맘에 담아두고 있었는데 광고를 보자마자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어 “생각보다 바다가 깨끗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음에도 다시 기회가 되면 참가하겠다. 주변에도 참가를 권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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