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개발공사가 지난 10년간 제주에서 개최해온 마스터스 대회 장소를 수도권으로 이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개발공사는 ‘수도권의 삼다수 점유율이 하락해, 마케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를 내걸고 있지만 이 명분은 옹색스럽기 짝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개발공사는 제주의 생명수인 물을 기반으로 성장한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제주의 대표적 기업이다. 개발공사는 누리집에 ‘우리는 제주의 자원으로 가치를 창출해 도민에 기여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삼다수 마스터스 골프대회를 제주가 아닌 수도권에서 치르겠다는 일련의 추진과정을 보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제주도민의 소중한 공공자원을 활용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특히 제주지역으로 각종 대회나 전지훈련단을 유치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오영훈 제주도정의 정책과도 정면 배치되는 데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제주도관광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가 스포츠대회 유치를 공약으로까지 내걸고 있는 제주지역 상황과도 거리가 먼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이를 과연 제주도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사뭇 궁금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오죽하면 ‘개발공사가 물 팔아서 돈을 벌더니 도민사회 무서운지 모른다’는 말까지 나오겠나.

개발공사가 추진해온 사회환원 내용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이번 계획으로 도민사회가 개발공사에 거는 기대와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답은 따로 있지 않다. 제주개발공사와 백경훈 사장은 ‘결자해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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