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①] “살아보난 좋아마씸” 제주서 한달살기
‘살고 싶은 도시 2위→3위’ 하락에도 경쟁력은 여전
이주민-지역민 문화·가치관·환경 등 다각적 접근 필요
| 제주도는 명실공히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지역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한때 제주살이 열풍이 불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대도시의 팍팍한 삶에 찌들었던 사람들이 로망을 꿈꾸며 제주로 몰려들었다. 수도권 인구가 대거 제주로 몰렸지만 이주 열풍이 식자 최근 2년간은 오히려 제주에서 수도권으로 빠져나간 인구가 더 많았다. 본지는 25회에 걸친 ‘살고 싶은 제주’ 연재 보도를 통해 ‘제주를 제2의 고향 만들기’ 실현에 나선다. [편집자 주] |
과거 제주살이 열풍이 불 당시 제주도는 전국에서 인구 유입이 유출보다 많은 몇 안 되는 지역이었지만 이주 열풍이 식자 사람들이 밀물처럼 빠르게 빠져나갔다.
특히 올해 8월까지 집계된 ‘제주지역 순유출 인구 규모’는 3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주도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제주지역 순유출 인구는 3535명이다. 이는 지난 한 해 순유출 인구(3361명)를 초과한 수치로 1986년(순유출 3565명) 이후 39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저출생 고령화가 가속되는데 다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젊은이들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은 뼈아픈 현실이다. 2023년과 지난해는 각각 2000명 안팎의 제주 청년이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제주도가 좋고 평생 살고 싶지만 일과 미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떠난 젊은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제주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한국갤럽이 2024년 3월 22일부터 4월 5일까지 전국(제주 제외) 만 13세 이상 1,777명에게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를 물은 결과(자유응답) 서울(27%), 부산(11%), 제주(8%), 대전(3.2%), 인천(2.6%), 대구(2.5%), 강릉(2.1%), 전주(2.0%), 춘천, 광주(이상 1.9%)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인 서울과 제2의 수도라는 부산 다음으로 제주가 선택된 것은 타시도에 비해 경쟁력에서 앞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서울 선호도에 버금갔던 제주에 대한 선망이 낮아졌다. 한국갤럽이 2014년 10월 2일부터 29일까지 4주간 전국 만 13세 이상 남녀 1700명에게 우리나라의 도시들 중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를 물은 결과 1위 서울(16%)에 이어 제주가 13%로 2위를 차지했다. 부산(12%)은 제주 다음이었다.
제주는 올레길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관광 자원화하는 데 성공해 국내외 관광객뿐만 아니라 뭍을 떠나 이주하는 사람도 늘어 2010년 이후 제주 순유입 인구가 증가세를 보였지만, 2016년 정부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고, 2010년 이후 증가한 제주 순 유입 인구도 2018년 감소세로 돌아섰다.
게다가 높은 물가와 낮은 임금 등 고질적인 문제도 제주를 등지게 하는 원인이다.
제주도가 인구 유입 정책에 고심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온전히 나의 쉼을 위해 떠나는 웰니스 여행은 물론,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케이션·런케이션 확산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제주도가 휴가지 원격근무(워케이션)과 배움여행(런케이션)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생활인구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도는 이를 위해 제주만의 차별화된 모델을 정립하고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일상과 여가의 경계가 무너지고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난 기업의 워케이션 문화가 증가하자 각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제주만의 장점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이주민 유입은 제주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새로운 문화적 다양성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주민들과 기존 주민들의 문화적, 가치관 차이와 경제적, 환경적 요인까지 다각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제주매일이 ‘살기 좋고 살고 싶은 행복 도시 제주도’를 만들기 위해 제주 한달살이 프로젝트 ‘살아보난 좋아마씸’을 추진하는 것도 이를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이주의 성공사례와 개선점을 찾아 제주로 이주를 희망하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