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전국은 물론 제주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축제들이 연일 개최되고 있다. 인류가 시작되면서 발생되고 즐기던 축제는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선사시대 벽화나 유물을 보면서 전통시대 축제의 형태를 짐작할 수 있다. 문자기록도 없고 한순간 펼쳐지고 끝나는 일회적인 의식이었기 때문에 역사기록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지
코끼리쇼 공연장을 찾은 유치원 아이들 점심식사 시간에 그들 도시락 가방을 유심히 살핀다.생수병을 챙긴 아이들도 한 둘 있지만 거의 모든 아이들 가방에는 단물과 탄산음료가 빠지질 않는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아이들에게 맹물을 마시게 하는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아이들 입맛을 유혹하는 고미제, 방향제 등이 첨가된 원료 불명의 단물이 아이들 손
조용한 밤에 귀뚜라미 소리에 가을의 깊이처럼 깊어 간다. 여름내 매미가 울던 자리를 귀뚜라미가 꿔어 찾다. 나에게 각인된 가을빛 가을비가 단풍색을 물들이듯 빗소리가 요란하다. 구좌읍 월정리 목장엔 억새꽃이 가을바람에 群舞(군무)를 폈다. 담쟁이는 담이 아닌 나무 위를 기어오르다 힘 버거웠는지 노랗게 변하다 붉은 잎사귀를 내보이는 게 애처롭다. 소나무는 재선
전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성원 속에 제주시 탑동 일대에서 제 52회 탐라 문화제가 5일간 열렸다. 축제의 장은 50여 개의 부스가 참여하는 나눔의 행사였다. 제주의 주체성과 전통을 이어가는 행사였다. 그러나 제주를 향해 온다는 제23호 태풍 피토(FITOW)때문에 행사 내내 걱정꺼리었는데, 탐라문화제 때문인지, 신이 도왔는지 중국으로 방향을 틀어 천만
미국예술연합이 발표한 기업이 예술을 지원해야 하는 10가지 이유 중에 이런 게 있다. ‘예술교육이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예술이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되고, 또한 예술은 소중한 관광자원이다’라고. 이것 말고도 일곱 가지가 더 있는데 미국예술연합의 부총장인 랜디 코언이 미국 최고 문화예술인과 지식인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만든 선언문이라고 한
“야! 너 몇 살이야?” “여섯 살!” “난 일곱 살! 너 나한테 까불면 안돼.” 키즈파크의 수영장에서 어느 여자아이와 우리 아들 사이에 오고간 첫 대화이다. 다행히 아들은 누나들을 좋아하기에 까불면 안 된다는 말에도 의기소침해지진 않은 것 같았다. 어쨌든 여자아이의 말투는 사뭇 명령조였고 아
시인 기형도(1960∼1989)는 그의 시 「비가 2」에서 “살아 있으라, 누구든 살아 있으라.”고 노래하였다. “살아 있으라”는 말은 우리 곁에, 우리들 모두의 기억 속에 죽어가는 자들이 살아 숨쉬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기형도는 자살을 택했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기형도 시인의 한 심야극장에서 새
집 앞 전봇대에 까치집을 짓는 것을 보면서 까치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침에 우는 까치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는 길조로 여겼다. 이른 봄 잎이 돋아나기 전에 은행나무 느티나무 미루나무 이태리포플러 등 낙엽활엽수에 둥지를 트는데 마을 사람들은 까치를 괴롭히거나 함부로 잡는 일이 없었다. 까치는 사람이 사는 주변을 벗어나지 않는 곳에서 살
며칠 전 모 중앙지를 보는데 ‘신중년’이란 신조어가 튀어나왔다. 60세에서 75세까지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말함이다. 예전에는 기껏해야 경비직이나 했었지만, 이제는 할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한다. 최근에 체력과 지력, 사회적 측면에서 새로운 60대 이상의 연령층이 등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100세 시대&rs
환갑을 넘기자, 굳어 가는 몸의 유연성을 기르고 마음의 평정을 찾는데 도움이 되리라 싶어 한 동안 요가를 배웠다. 수련의 시작은 늘 어설프고 힘겹다. 스승은 동작마다 따라오는 아픔에 절로 얼굴이 굳어지는 제자들의 표정을 보며 말씀하신다. “고통을 지그시 즐겨야 합니다.”그 말에 집중하여 아픔을 의식하자 조금은 견딜 수 있었다. 요가 동
방정환 재단에서 발표한 ‘2013년 한국 청소년 행복 지수’는 우리나라가 OECD회원국 중에서 여전히 최하위이며. 자살률은 1위이다 행복에는 만족이 없다고 한다. 행복의 목표는 항상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현상들은 우리 사회의 여러 삶의 조건이 다른 나라에 비해 유별나게 열악한 것도 아니다. 문제는 우리들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
학문과 예술의 재생·부흥의 의미 ‘르네상스’는 긍정의 의미로 함축사용 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금융거래 고객수가 3천만 명을 넘어서고 전자금융서비스를 이용한 자금이체 건수가 전체 이체건수의 75%를 넘어서는 등 금융업무를 위해 인터넷에 의존하는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금융의 전성기 ‘르네상스&rsq
올해 여름은 어느 해보다 유달리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해였다.밤과 낮으로 열대야 현상이 45일 이상 이어졌다. 그 때문인지 가을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기다림에 노고였는지 성큼 가을이 오고 아침저녁으로 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더위에 지친 몸을 가을바람에 추수려나 했는데, 조상을 기리기 위해 목장 밭에 계신 조상 묘소를 찾아다니며 벌초하기에 바빠다.
메이저신문의 영향력이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구독률이 높기 때문이다. 왜 구독률이 높을까? 누구나 경험했으리라. 딩동딩동. 누구세요. 이웃집에서 왔습니다. 문을 연다. 한 남자가 몸을 현관문 앞으로 재빨리 밀어 넣는다. OO신문사에서 왔는데, 사은품 주러 왔습니다. 상품권 5만원에 1년 공짜에 소년OO도 덤으로 줍니다. 누구나 경험한 이야기이다.신문이
지난 9월 3일, 간만에 남편이랑 영화 보러 갔었다. 문화기획PAN(대표 고영림)이 매월 첫 번째 화요일마다 영화문화예술센터에서 '제주씨네클럽' 행사를 여는데 주한프랑스문화원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제주씨네클럽은 예술적으로 호평받은 작품을 선정해 무료 상영한 후 관객과 함께하는 씨네토크로 구성되어 진행된다. 그동안 몇 번의 초대에도 가지 못하다가 드디어 참
아침이 되면 사람들은 자기 발전을 위해 사회(일터)로 나간다. 어제보다 더 보람 있는 오늘이 되길 바라면서. 비바람이 다니며 모자람을 채우려고 쉬지 않고 닦는 길, 땅을 밟았다 하여도 무심하게만 다녔던 길. 지금부터라도 땅 위에서 바람처럼 빗물처럼 내가 갈 길은 쉼 없이 내가 닦으며 걸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길을 간다. 시주 스님도 절 같다고 할 정도로 조용
어렸을 때 어른들이 마시는 커피의 향은 여간 고혹적인 게 아니었다. 매양 장난끼 반들대는 막내고모는 겨드랑이에 털 난 사람들이나 마시는 거라며 어린 내 앞에선 커피란 흡사 최음제만큼이나 비밀하며 악마적인 금단의 가루로 다루었다. 나는 갈망했다, 내게 금지된 것을! 말리는 강도만큼 끌림도 강하게 부풀던 어느 날, 어른들이 없는 틈을 타 커피와 몰래 조우하게
고려가 몽골의 방목지로 내주기 이전의 탐라는 거대한 산림이었다. 큰 배 200척을 건조할 수 있을 만큼 울창한 산림이 있었다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이렇듯 세기를 넘어 아픈 역사까지 타고 흘러 제주의 산림지역 제주의 곶자왈은 묵묵히 스스로 치유하며 생명력을 간직해 왔다. 이제 제주는 세계에서 주목받는 빛나는 이름이 되었다. 불모지가 생태계의 보고로
어리목으로 윗세 오름을 오르는 등반로에 밀림을 벗어나면 만나는 반가운 식수가 있다.2년 전 이곳 식수에서 대장균이 검출되어 음용수로의 사용을 금지하여 등반객에게 식수를 준비하여 입산하라는 안내판이 등반로 입구에 나붙은 적이 있다. 지하수에서 검출 된 대장균이라면 모를까 산에서 흐르는 물에서 검출 된 대장균은 한라산 맑은 산소를 만나면 즉시 사멸하는 혐기성
아르카디아 왕국의 공주 아탈란타는 어찌나 아릿다운지 한번만 봐도 눈을 떼기 힘든 처녀였다. 게다가 뜀박질은 또 얼마나 잘 했던지, 요즘 말로 얼짱 몸짱 차원을 너머 누구도 겨룰 수 없는 재색겸비였다. 당연히 많은 청년들이 구혼을 하지만 한가지 조건이 있다. 그녀와의 달리기 시합에서 이기면 결혼, 그렇지 않으면 사형. 목숨을 담보해 이 시합에 나왔던 청년들의